영어 공부를 하면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된다.
영어를 설명하기 위해 가져온 한국어 자체의 개념을 뾰족하게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래서들 영어를 잘하기 위해선 국어를 잘해야 한다 말하고, 이래서들 모국어를 먼저 잘해야 외국어를 잘 할 수 있다고 얘기하나 보다.
또 한가지, 영어를 공부하면서 상식의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사실, 이렇게까지 알고 싶었던건 아닌데, 사회, 문화, 철학, 역사등의 다양한 정보를 통해 의미를 이해하려다 보니, 내가 정말 박학다식하고 교양있는 사람이 될 것만 같다.
그냥 머리에 저장만 하는 지식이 아니라, 삶의 지혜로 활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영어공부 8일차에(26.8.22) I'm having my girlfriend over today. 라는 문장을 접했다.
'집에 초대하다'라는 의미의 have over를 공부하면서 인지언어학과 공간은유라는 개념을 알게 되었다.
[ 인지언어학과 공간 은유 ]
인지언어학(Cognitive Linguistics)과 공간 은유(Spatial Metaphor)는 간단히 말해 인간은 물리적인 '공간 경험'을 바탕으로 추상적인 '언어나 개념'을 이해하고 만든다는 이론이다.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을 언어가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학문적 관점이다.
[ 인지언어학 (Cognitive Linguistics) ]
기존의 언어학이 언어를 단순한 '규칙과 기호의 집합'으로 보았다면, 인지언어학은 '언어는 인간의 신체 경험과 사고방식이 반영된 결과물'이라고 보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몸으로 직접 겪은 구체적인 경험(위, 아래, 안, 밖, 이동 등)을 사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시간, 감정, 관계 등)을 이해한다는 것이다.
[ 공간 은유 (Spatial Metaphor) ]
구체적인 공간 개념(Spatial)을 빌려와서 추상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은유적 사고방식(Metaphor)을 말한다.
우리는 물리적인 공간 속에서 나라고 하는 '몸'을 갖고 살아가기 때문에, 공간 관련 개념이 가장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어 속에 공간 관련 단어(전치사, 방향 등)가 대단히 넓게 쓰인다.
[ 일상 속 공간 은유의 예시 ]
- 시간은 '공간의 이동'
좋았던 시절은 지나갔다.
(눈앞을 지나가는 공간적 이동으로 시간을 표현)
앞으로 다가올 미래
(미래를 내 앞으로 걸어오는 존재로 표현)
- 감정과 상태는 '위/아래(Up/Down)'
오늘 기분이 업(Up)됐어. vs 기분이 다운(Down)됐어.
컨디션이 최상이다. vs 기량이 바닥을 쳤다.
- 관계는 '가까움/멀어짐(Distance)'
그 사람과 요즘 많이 가까워졌어.
서로 거리를 두다.
[ have over에 적용된 공간 은유 ]
앞서 설명한 have over 역시 이 공간 은유가 적용된 대표적인 예시이다.
상대방의 물리적 이동 (Over)
저쪽에 있던 사람이 '경계(담장, 문, 사적 영역)'를 너머(over) 이쪽으로 건너온다는 의미이다.
관계의 경계 허물기 (Spatial Access)
물리적 공간의 경계를 넘어 들어오게 허락하는 행위가, 곧 '내 사적인 삶과 친밀함을 공유한다'는 추상적 의미로 확장된 것이다.
결국 공간의 이동을 나타내는 전치사(over)를 가져와서 '초대와 환대'라는 추상적 관계 개념을 표현한 것이 바로 공간 은유의 핵심이다.
*** 우리가 일상에서 왜 이런식의 표현을 하게 되는지, 너무 잘 이해가 된다.
우리가 가진 추상적인 개념을, 현실과 맞닿아 있는 이런 물리적 현상을 빗대어 설명하지 않는다면, 얼마나 의사소통할 수 있을까?
이래서 관용어가 많이 생겨나나 보다. 이래서 단순 뜻만으로는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용어가 그렇게 많나 보다.
